이혼 조정 과정은 부부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여 원만한 합의를 이루는 절차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시점에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거나 빼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재산분할을 앞두고 배우자가 명의변경, 증여, 계좌 이체 등으로 재산을 은닉하면 조정이 불공정해지고,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조정 단계에서 재산 은닉이 의심될 경우 즉시 법적 대응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1. 조정 중 재산 은닉이 발생하는 주요 형태

이혼 조정은 법원의 개입 아래 이루어지지만, 당사자 간의 신뢰를 전제로 진행됩니다. 이때 일부 배우자는 재산을 분할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 명의 이전: 본인 명의의 부동산이나 차량을 부모나 형제 명의로 돌림

• 현금 인출 및 계좌 분산: 공동계좌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제3자 계좌로 이체

• 가짜 채무 설정: 지인과 허위의 채무 관계를 만들어 재산이 없는 것처럼 위장

• 사업 자산 누락: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장부상 손실로 위장

• 보험 및 퇴직금 은닉: 퇴직금을 조기 수령하거나 보험 해약환급금을 은폐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재산 이동을 넘어, 조정 과정에서 협의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 재산 은닉이 의심될 때 취해야 할 초기 대응

재산 은닉이 의심될 때는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산 추적이 어려워지고, 법적 회복도 복잡해집니다.

① 재산 현황 파악부터 시작

•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 차량, 금융계좌, 주식, 퇴직연금 등을 최대한 파악해야 합니다.

• 부동산등기부등본, 차량등록원부, 금융거래정보 제공요청(법원 허가 필요)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소송대리인이 있다면 ‘재산조회신청’을 통해 관련 기관에 일괄 조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② 증거 확보

• 카카오톡 대화, 문자, 계좌이체 내역, 가족·지인 간 금전 거래 증빙 등은 모두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명의이전 사실을 보여주는 등기변동 기록이나, 갑작스러운 현금 인출 내역도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③ 가압류 및 처분금지 신청

• 은닉된 재산이 확인되었다면 즉시 법원에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야 합니다.

• 조정 중이라도 이 절차는 별도로 진행할 수 있으며, 재산이 실제로 이전되기 전에 신속히 대응해야 합니다.

3. 법적 절차를 통한 대응 방법

①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 신청

조정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은닉 정황이 드러나면,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법원 명령에 따라 본인 재산 내역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며, 이를 숨길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후 제출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허위로 판단되면, 재산조회신청을 통해 금융기관·부동산관리기관·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실제 자산 내역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② 허위 재산신고 시 제재

상대방이 허위로 재산을 신고하거나 고의로 은닉 사실을 숨길 경우, 법원은 과태료 부과 또는 구치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절차는 단순히 협의 단계가 아닌 법원의 명령이기 때문에 강제력이 있습니다.

③ 재산은닉이 드러난 경우 손해배상 청구

조정 중 재산을 고의적으로 은닉하여 분할을 회피한 경우, 그 행위 자체가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은닉된 재산의 규모와 고의성, 조정 불성립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④ 조정 불성립 후 재판상 이혼 절차로 전환

은닉 행위로 인해 조정이 불성립되면, 재판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판에서는 조정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들을 모두 증거로 활용할 수 있으며, 법원이 직접 재산분할 비율을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4. 실무적으로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

1. 조정 중에도 가압류 가능

   •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해서 상대방 재산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 선임을 통해 조정 병행 가압류를 신청하면, 은닉 시도를 신속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2. 재산분할은 조정서에 명시되어야 함

   • 은닉된 재산이 나중에 드러나더라도, 조정서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추가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후 발견되는 재산에 대한 분할청구 가능성”을 조정서 문구에 포함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3. 허위 진술은 법적 불이익 초래

   • 재산목록을 허위로 작성하면 법원 신뢰를 훼손하여 조정 불이익 및 소송 시 불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전문가 개입 시 증거 수집 효율 상승

   • 일반인이 단독으로 재산추적을 시도하면 증거 수집의 한계가 뚜렷합니다.
     변호사를 통해 법원 조회나 금융자료 확보 절차를 병행해야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조정 중 재산은닉은 단순한 ‘갈등’이 아닌 ‘법적 문제’

이혼 조정은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되지만, 현실적으로 상대방의 은닉행위가 확인될 경우 더 이상 단순한 가정문제가 아닙니다. 법적 절차를 병행하지 않으면, 조정이 끝난 뒤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정 중이라도 증거 확보–재산명시신청–가압류–법적 대응의 단계별 전략을 세워야 하며, 가능하다면 초기에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조정 절차와 소송 절차를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입니다.